“나는 새다, 가두면 똥을 누고 날아갈 것” 자가격리 거부한 분노 유발 서울대생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자가격리 지침에 반감을 갖고 외출을 하기 위해 동선이 파악되지 않도록 ATM에서 현금을 뽑았다가 여자친구와 논쟁을 벌인 끝에 결국 헤어졌다는 사연이 서울대학교 SNS 페이지에 올라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에서 이름과 나이를 밝힌 25살 작성자 김모씨는 한 달 정도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와서 10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대상자가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처음부터 순순히 자가격리를 따를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ATM에서 현금을 뽑았다”며 그의 여자친구가 이유를 묻자 솔직하게 “자가격리 하는 동안 나가서 카드를 쓰면 걸릴 테니 현금을 쓰기 위해 그랬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의 여자친구는 그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지탄했고, 논쟁이 이어졌다고 한다. 김씨는 “여자친구는 끝내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자가격리 3일차에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고 한다.

그의 여자친구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하며 잘 지내라는 인사를 끝으로 둘의 인연은 끝났다.

김씨의 생각은 이랬다.

“(자가격리 지침에 따르지 않은 나의 행동은) 국가와 사회의 입장에서 잘못됐지만, 내 입장에선 전혀 잘못이 아니다. 결국 ‘개인의 자유냐, 공공의 이득이냐’라는 문제다. 국가는 필연적으로 국가라는 존재를 지탱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말살한다. 그러면 개인은 거기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조금이라도 뺏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는 무의미 해진다. 나는 그걸 이해한다. 그러니 나의 가까운 사람이 공익을 우선으로 두고 나를 심판하려는 태도는 나는 참을 수 없다”

그는 자가격리 중에도 반감을 드러냈다.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매일 AI 음성으로 걸려오는 전화의 안내 마지막 부분에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하면 고발당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자 욕설을 내뱉었다고 한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단골 술집에 들른 김씨는 태국의 코로나 방역 지침은 어땠냐는 업주의 물음에 “태국은 한국보다 규제가 심하다”며 “9시 이후로는 편의점에서 술도 살 수 없고 낮에도 밤에도 술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태국인들은 정부의 지침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며 “술을 달라 그러면 보온병에 담아 보리차인 것처럼 준다”고 설명했다. 또 “9시 영업 제한이면 9시에 잠시 문을 닫았다가 11시에 다시 오픈하는 식으로 대응하고요”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업주는 예전에 영업 제한 지침을 어기고 장사를 하다가 3일 만에 동네 주민의 신고로 영업정지를 당하고 벌금을 냈다는 경험담을 꺼냈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위로를 건네며 술을 따라줬고, 업주는 “네가 빨리 지식인이 돼서 지금 사회를 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씨는 “고발 없이는 사회는 정상적으로 굴러갈 수 없는 걸까?”라며 “인간이 서로 신뢰하고 신용하며 살아온 역사는 어디로 가고 고발로 사회를 지탱하려고 하는 걸까, 이걸 정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김씨의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논란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공부만 했지 배려라고는 없다”,”그렇게 신념이 있으면 당당하게 카드로 결제하고 다녀라”, “자유를 누리는 대신, 너한테 들어갈 치료비와 너로 인해 생기는 피해자들 검사비와 치료비 등은 네가 부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