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트렌드

영화 아바타 속 경이로운 발광식물 ‘유전자 조작’으로 현실화

0

반딧불이가 밤에 빛을 낼 수 있는 것은 몸에 있는 루시페린이라는 물질 덕분이다. 루시페린이 루시페라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산화되면 빛이 방출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자연계에는 박테리아에서부터 해파리, 물고기, 절지동물, 버섯에 이르기까지 약 1500종의 발광생물이 알려져 있다. 발광생물은 모두 반딧불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빛을 방출한다.

1986년 처음으로 개발된 발광식물 역시 반딧불이 유전자를 이용했다. 2010년엔 발광 박테리아 유전자를 이용한 발광식물이 개발됐다. 개발자들은 50만달러의 투자금을 끌어들이며 상용화에 나섰다.

이어 2017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루시페린, 루시페라아제 나노입자를 식물 잎에 주입해 몇시간 동안 빛을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모두 식물 자체 발광이 아니거나 빛이 너무 희미해 실패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2020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러시아 생명공학기업 플란타 공동연구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한 발광식물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베트남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발광 독버섯 ‘네오노토파누스 남비’(Neonothopanus nambi)의 발광유전자를 이용해 평생 빛을 내는 담배나무를 개발했다.

버섯의 발광유전자를 주입해 담배나무의 카페산을 루시페린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카페산은 모든 식물에 존재하며, 카페인과는 다른 물질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발광식물은 잎은 물론 줄기, 뿌리, 꽃 등 식물의 모든 부위에서 녹색 빛을 발산했다.

이 버섯은 네 가지 효소를 이용해 카페산을 루시페린으로 바꾼다. 두 효소가 먼저 카페산을 발광 전구체로 만들어주면, 세번째 효소가 이를 산화시켜 광자를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네번째 효소는 이 광자를 다시 처음의 카페산 상태로 돌려놓는다. 전체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초기화해주는 셈이다. 네 효소가 차례로 작동하며 ‘발광 순환’ 시스템을 가동하는 구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이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 조작 발광식물이 마침내 시판된다. 미국 농무부(USDA)는 최근 생명공학기업 라이트바이오가 신청한 발광 피튜니아의 시판을 승인했다.

피튜니아는 대표적인 원예식물 가운데 하나로 통 모양의 꽃을 피우며, 개화기가 봄부터 가을까지 길게 걸쳐 있어 화단 장식용으로 많이 심는다.

회사는 2024년 초부터 발광 피튜니아를 출시할 계획이며, 이미 1만명이 넘는 고객이 구매를 예약했다고 밝혔다. 라이트 바이오는 이 기술 연구진이 2020년 공동창업한 회사다.

미 농무부는 일반 재배 피튜니아에 비해 농업에 해충이나 질병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없으며 실험실 밖에서도 안전하게 재배 및 번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그러나 발광식물 시판 승인은 성급한 결정이라는 우려도 있다.

제니퍼 쿠즈마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유전공학 및 사회센터 소장은 기술매체 ‘와이어드’에 농무부가 식물의 잠재적인 환경 및 생태적 위험에 대해 평가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발광식물에 익숙하지 않은 곤충과 동물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 발광식물이 널리 퍼질수록 우려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라이트 바이오는 이에 대해 발광 피튜니아는 보통 일반 가정이나 회사 또는 정원에서 재배되고 있다며 이런 곳에선 오히려 인공조명에 의한 야간발광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반박했다.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Story

ADVERTISEMENT

ADVERTISEMENT

More from 테크놀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