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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이 지난달 31일 폐막한 가운데, 포럼 참석자 중 한 명이 중국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홍콩의 포르노 배우 출신인 펑단(50)이다.

중화권 언론들은 성인영화 배우로 활약했던 그가 어떻게 아시아 지역 정·재계 리더쯤은 돼야 얼굴을 내밀 수 있는 보아오 포럼에까지 진출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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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앙통신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 등은 최근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섬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한 보아오 포럼에 ‘3급 영화’ 배우 출신인 펑단이 참석해 중국인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3급 영화는 성인영화나 포르노 영화를 뜻한다.

펑단은 이번 보아오 포럼에 ‘국제경제전략연구소장’ 자격으로 참가했다. 국제경제전략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출범한 신설 연구기관이다.

중앙통신은 “금융·경제 연구 경험이 전혀 없는 펑단이 강력한 배경 없이는 참석조차 힘든 보아오 포럼에 등장한 사실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RFA도 “국제경제전략연구소 설립 당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물론, 에티오피아와 파키스탄 등 해외 정상들이 축하 영상까지 보냈다”면서 펑단이 어떻게 이 정도의 국제적 인맥을 쌓을 수 있었는지를 두고 미스터리가 짙어지고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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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단은 1970, 80년대에 태어난 중국 남성 중에선 그를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유명한 성인영화 배우다.

후난성 창샤 출신으로 1990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뛰어난 미모 덕에 ‘미스 차이나 USA’에도 선발됐다. 그러다 1995년 홍콩으로 이주해 성인영화 배우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2000년대 초 돌연 중국으로 돌아간 그는 중국 애국주의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 인생을 이어갔는데, 2013년 간쑤성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에 선발된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의 각종 정책에 대해 제안 및 비판 역할을 하는 ‘최고 정치자문기구’ 정협에 몸을 담게 된 것이다. 이후 소식이 뜸했으나, 이번 보아오 포럼에서 대뜸 ‘경제 전문가’ 직함을 달고 화려하게 재등장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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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단이 보아오 포럼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정확한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힌트’는 있다.

펑단은 이번 포럼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지난 2월 온두라스를 방문해 중국과 온두라스 간 무역 현장을 시찰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과 좋은 의견도 공유했다”며 자신의 최근 활동을 소개했다.

온두라스는 지난달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새롭게 수교 관계를 맺은 국가다. 펑단이 중국 정부를 위해 ‘물밑 외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펑단을 바라보는 중국 내 시선은 엇갈린다. 중국 현지 매체 선전완바오는 “한 소녀가 수십 년간 바다를 건너며 열심히 일한 결과, 멋진 변신을 이뤄 냈다”며 “펑단의 성공을 조롱해선 안 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중국이 포르노 스타를 정치에 끌어들이는, 굉장한 취향을 보여 줬다”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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