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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AI)이 만든 창작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네덜란드의 유명 미술관에 AI가 그린 작품이 전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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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는 네덜란드의 거장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 전시가 열렸다.

총 37점에 불과한 데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페르메이르 작품 가운데 28점이 200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마우리츠호이스 미술관은 전시를 위해 ‘북유럽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페르메이르의 대표작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대여했다. 그동안 작품이 빈자리를 대체할 모작을 공모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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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율리안 판디컨은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의 작품 전시 이벤트 소식을 듣고, AI로 작업한 그림 ‘빛나는 귀고리를 한 소녀’를 출품했다.

판디컨은 이미지 생성 서비스인 ‘미드저니’(Midjourney),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을 사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미드저니’는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이미지 파일을 삽입하면 인공지능이 그림을 생성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은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인기 서비스다. 특히 사실적인 묘사와 추상적 표현 면에서 모두 우수한 성능을 보여 예술적인 작업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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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측은 이벤트에 출품된 30482점 중에서 170여점을 원작이 있던 전시실에 디지털 형식으로 전시했다. 그리고 5점을 엄선해 실물(출력본)을 걸었는데, 여기에 판디컨의 작품도 포함됐다. 판디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물관에서 내 작품을 보는 것은 초현실적이었다”며 감상을 밝혔다.

네덜란드 예술계에서는 이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과연 AI의 작품이 예술에 속하는지, 다른 유서 깊은 명작들과 함께 미술관에 걸릴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작가 이리스 콤핏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페르메이르의 유산은 물론 활동 중인 예술가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미술관에서 나오면서 뺨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건 AI 도구가 다른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며, 그림 자체도 프랑켄슈타인 같은 느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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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우리츠호이스 미술관 공보담당 보리스 더뮈닉은 “예술이 무엇인지는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논란의 여지는 인정하면서도, “작품을 선정한 이들은 AI가 창작한 것임을 알고도 마음에 들어 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것이 멋진 그림이며, 창조적인 과정에서 나왔다는 게 우리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는 작년 AI 미드저니로 제작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이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에 1위에 올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최근 전적으로 미드저니로 그린 만화 ‘사이버펑크 모모타로’가 출간돼 마찬가지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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