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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요? 제 남편에게는 오늘이 마지막 생일이 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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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밤 11시께,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면 봉쇄 중인 상하이의 한 아파트에 사는 딩모 씨는 단지 주민들이 모인 위챗 대화방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전신마비로 병원 치료도 포기한 채 집 침대에만 누워 지내는 남편의 57세 생일을 맞아 백방으로 케이크를 구해보려고 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주민들의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려본 것이었다.

남편은 감금증후군으로도 불리는 록트인 증후군을 앓고 있다. 발병 후 90%가 반년 안에 사망할 정도로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다.

봉쇄로 시장 기능이 마비돼 식료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하이에서 케이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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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딩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이웃 주민들이 그 자리에서 뜻을 모아 케이크를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먼저 어린 자녀를 둔 이웃 여성 양모 씨가 나섰다. 예전에 아이에게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준 적이 있는 양씨가 부엌에 남은 밀가루로 케이크를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만들 수 있는 것은 케이크의 속 몸통 같은 케이크 시트뿐이었다. 케이크 바깥에 바를 생크림도, 과일도 없었다.

그러자 곧바로 다른 이웃들이 각자 가진 것들을 보내겠다고 나섰다. 단지 내 이동을 허가받은 자원봉사자가 예닐곱 집을 다닌 끝에 생크림, 딸기, 양초, 과자, 설탕 같은 것들이 양씨 집 부엌에 쌓였다.

이튿날 새벽 1시가 되어 흰 생크림 옷 위로 딸기와 과자로 장식된 예쁜 케이크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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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방에 모인 300명의 주민은 이 과정을 지켜보다가 한밤의 케이크 공수 작전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을 듣고 서로 축하의 인사말을 남기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딩씨는 중국 매체 신경보와 영상 인터뷰에서 “케이크를 받아 들고 저와 남편 모두 너무나 감동해 눈물이 앞을 가렸다”고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케이크를 만든 양씨는 “아마도 케이크를 받은 분들에게는 이게 단순한 케이크가 아니라 일종의 희망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부터 한달 째 도시 전면 봉쇄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시장 기능이 마비되면서 상하이 주민들은 여전히 식료품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시민이 단지별로 만들어진 메신저 대화방에서 어렵게 식료품을 파는 가게를 찾아 공동 구매를 진행하거나 서로 필요한 물건을 나누는 방법으로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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