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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100m 허들경기에서 1, 2위를 차지한 여성 선수들의 뜨거운 감동을 담은 사진이 중국 당국에 의해 검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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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하 SCMP) 등 외신의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100m 허들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 린위웨이와 우옌니가 1, 2위로 들어왔다.

두 선수는 경기 직후 나란히 서서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고, 이 장면은 영상과 사진으로 찍혀 중국 매체들에 보도됐다.

중국 관영 매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자사의 SNS 위챗 계정에 이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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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사진은 현지 언론 SNS 계정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도 해당 사진은 검색결과에 포함되지 않은 채 ‘증발’ 했다.

원인은 두 선수가 뜨겁게 포옹하면서, 경기에서 각각 부여받은 번호표가 나란히 노출됐다는 사실에 있었다.

6번 레인에서 뛴 린위웨이와 4번 레인에서 뛴 우옌니의 몸에는 각각 ‘6’과 ‘4’라고 적힌 번호표가 붙어있었고, 둘이 나란히 서서 포옹하면서 ‘6‧4’라는 숫자가 노출됐다.

중국 현지에서 ‘6·4’는 1989년 6월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유혈 진압한 사건을 상징한다. 중국에서는 오랫동안 금기시 된 단어이며, SNS에서 이를 쓸 경우 아예 입력조차 되지 않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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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위를 차지한 두 선수가 뜨겁게 포옹하며 감격을 나누고 있는 사진에 노출된 숫자는 결국 검열의 대상이 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현지 언론들이 서둘러 해당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이나 대만 등에서는 매년 6월 4일이 되면 톈안먼 시위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6월 4일 오후 6시 4분에 촛불을 드는 식으로 ‘6·4’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만, 중국 당국은 매년 이러한 움직임을 가리는데 급급하다.

SCMP는“해당 사진에 대한 분명한 검열은 홍콩의 인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조롱거리로서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숨은 의도를 가진 외세가 성스러운 아시안 게임을 정치화하려고 의도적으로 작은 수작을 부린 것’이라는 현지 네티즌의 댓글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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