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수술 받는 내내 병원 밖에서 지켜본 기레기의 순정

미국에서 한쌍의 야생 기러기가 보여준 순정이 화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야생동물보호센터 병원에서 수술 중인 수컷 기러기에게 암컷 기러기가 찾아와 부리로 병원 유리문을 두드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이날 보호센터 직원들은 부상 당한 수컷 기러기를 발견했는데, 검진 결과 결과 다리에 골절이 두 군데에 있었고 한쪽 다리뼈는 아예 밖으로 드러나 보일 정도로 심하게 부러져 있어 곧바로 수술 준비에 들어간 상태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은 “현관 유리문을 살짝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암컷 기러기가 진료소로 들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며 “이 기러기는 그 자리에 서서 수술이 끝날 때까지 꿈쩍도 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혼자 남겨진 암컷 기러기가 짝이 있는 곳을 용케도 찾아온 것을 보고 감동한 직원들은 수컷 기러기의 다리 수술을 무사히 마친 뒤 병원 입구에 회복실을 마련해 두 기러기를 만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센터 측은 “기러기는 연못을 헤엄치던 중 물 속에 있던 민물 거북 등 포식자에게 물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수컷 기러기가) 암컷에게 돌아가기 전 몇 주 더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