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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40)이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로 제81회 골든글로브 티브이(TV) 시리즈 및 영화 부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계 배우가 미국 주요 영화·티브이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계 각본가인 이성진이 각본·감독·제작을 맡고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한국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성난 사람들’은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앨리 웡)까지 3개 부문을 석권하며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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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5시(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 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성난 사람들’ 주연 스티븐 연은 티브이 시리즈 및 영화부문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스티븐 연은 수상 소감에서 “평소 나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개 고독과 고립에 관한 것인데, 이곳에서 이런 순간을 맞는다니 매우 신기한 느낌”이라며 가족과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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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10부작)은 사소한 계기로 분노의 버튼이 눌린 아시아계 미국인 남녀가 살면서 억눌려온 감정을 서로에게 폭발하면서 파국으로 달려가는 블랙코미디다.

스티븐 연은 한인 2세로 미국에서 사업이 망해 한국으로 쫓겨가다시피 한 부모님을 모셔오고 백수 동생도 건사해야 하는 이른바 ‘케이(K) 장남’을 연기했다.

한인 교회 공동체, 라면 한 그릇에 담긴 가족애 등 한국 이민자들의 생활방식, 사고방식 등을 깊이 있게 담으면서도 소외감과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려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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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은 존 조, 샌드라 오 등과 함께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중 하나다.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살 때 가족과 함께 이민을 갔으며 심리학을 전공하던 대학 때 연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졸업 이후 시카고 극단에서 활동하다 엘에이로 옮긴 지 6개월 만에 그를 유명하게 만든 ‘워킹 데드’의 ‘글렌 리’ 역할을 따냈다. 시즌1(2010)부터 시즌7(2016)까지 출연한 ‘워킹 데드’에서 그가 연기한 글렌 리는 당시까지 한국계 캐릭터에 주로 씌워졌던 편견, 즉 소심하거나 이기적인 모습이 아닌 용기 있고 헌신적인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영화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첫 넷플릭스 영화 ‘옥자’ 와 이창동 감독의 ‘버닝’ 등 한국 감독들과 주로 작업했으며 조던 필 감독의 미스터리 공포영화 ‘놉’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 주연급인 ‘리키 주크 박’을 연기했다. 봉준호 감독과는 올 상반기 개봉을 앞둔 ‘미키 17’에서 다시 손잡았다. 주연뿐 아니라 제작까지 나선 ‘미나리’로 2021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한국계 배우 가운데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번 골든글로브에서 마침내 수상의 영예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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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처럼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가 성장한 이성진 작가는 지난해 8월 내한해 “처음 작가로 데뷔했을 때에는 아시아계 작가가 소수였고, ‘어떻게 하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글을 쓸까’ 고민했지만 지금은 다양성이 강조되면서 한국계로 정체성을 드러내니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스티븐 연도 “최근 코리안 아메리칸들이 만든 작품이 큰 공감을 받고 있다”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가진 거리감을 존중하면서도 또한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려주는 대중문화계의 큰 변화”고 말했다.

한편 영화부문에서 5개 후보를 낸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수상은 불발됐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음악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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