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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갑각류로는 처음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미국가재의 폐해를 막아줄 구원투수가 나타났다. 귀여운 얼굴로 사랑받는 수달이 바로 그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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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재는 루지애나주가 원산지로 한국에서는 1997년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처음 발견됐고, 2006년에도 같은 곳에서 관찰됐다.

2018년 영산강 지류 지석천에서 자연생태계에 적응해 서식 중인 것으로 처음 보고됐고 2019년 만경강 유역, 2020년 섬진강 유역, 2021년 충북 청주시 두꺼비생태공원 등지로 퍼져나갔다.

몸길이는 15㎝까지 자라며 동물 사체·치어·올챙이와 상추·수생식물 등을 두루 먹는 잡식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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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립생태원이 작년 5∼12월 환경부 의뢰로 작성한 ‘미국가재 생태계위해성 조사 및 관리방안 마련’ 보고서를 보면 미국가재는 지석천 상류 지점과 만경강 추동제로 다시 한번 서식권을 넓혔다.

국내에서 채집한 미국가재 62마리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미국 자생지의 미국가재와 비슷한 유전자형을 보였다.

국내 미국가재 개체군은 반려용으로 수입됐다가 버려지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과 중국보다는 미국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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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 확장이 방류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가재는 보통 민물에서 살지만, 뭍에서도 잘 걷는다.

생태원 연구에서 2시간에 150∼400m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이동속도는 분속 33㎝였다. 유럽에서는 4일간 17㎞를 이동한 것으로 보고된 적도 있다.

번식력도 좋다. 4∼4.5개월령부터 번식할 수 있고 봄과 가을 두 차례 산란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배에 알을 338∼517개 포란했다.

또한 건조함과 추위에도 강하다. 육지에서 먹이를 먹지 않고도 11∼57일(평균 25일) 생존했고, 영하 70도에 1시간 얼려도 해동된 후 움직였다. 영하 70도에 2시간 노출된 개체는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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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국가재가 다양한 경로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40∼90㎝ 깊이의 굴을 파는 과정에서 둑이나 제방이 무너지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여러해살이 수생식물 ‘순채’에 피해를 줬다. 순채는 한국에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가재 전염병’을 퍼트려 토종가재 개체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가재가 한국 생태계에 영향을 얼마나 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예컨대 한국 토종가재가 가재 전염병에 내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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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연구에서 한국 생태계에 미국가재를 받아들일 역량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도 나왔다.

한국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수달이 미국가재를 포식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삵도 미국가재에게 접근했지만 섭식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반대로 미국가재는 버드나무류, 여뀌바늘류, 마름류, 환삼덩굴을 먹는 점이 확인됐다.

국립생태원은 2024년까지 미국가재 생태계위해성 조사를 계속한다.

연구진은 미국가재 개체군 밀도와 천적 생물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 “순채와 가시연, 전주물꼬리풀, 삼백초 등 멸종위기종 서식처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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