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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변이 급한 여성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남자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경찰에 신고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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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도덕에 가까운 사안이 공권력을 동원하는 사건으로 비화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젠더 갈등이 극렬함을 방증한다.

이례적인 사태에 대해 여성은 과잉 대응이라고 반발했지만, 남성 중심의 누리꾼들은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면 그냥 넘어갔겠냐고 맞섰다.

지난해 9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사연이 최근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다시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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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때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여성 A씨는 경부고속도로 한 휴게소에 부랴부랴 차를 댔다. 무얼 잘못 먹었는지 화장실이 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자 화장실은 만원 사태를 넘어 순서를 기다리는 긴 줄이 생겼다. 명절이나 휴가철마다 되풀이되는 여성들의 고충이다.

반대로 남자 화장실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설사기를 느낀 A씨는 기다리다 못해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남자 화장실로 밀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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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볼일을 보고 나오는 A씨에게 남성 B씨가 “여자가 남자 화장실 들어오시면 안 되죠”라며 시비를 걸면서 불거졌다.

A씨가 “배가 너무 아파서 들어왔다.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B씨는 “그건 내가 알 바가 아니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당황한 A씨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진정시켰음에도 B씨는 “반대로 남자가 여자 화장실 들어가면 가만있겠느냐”며 실제로 112에 전화를 넣었다.

한참 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다음부턴 아무리 급해도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경고하는 선에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 와중에 B씨는 “이게(구두 경고가) 끝이냐? 성별이 반대였어도 이 정도로 끝났을 거냐”고 경찰에 항의하면서 A씨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A씨는 “연휴 마지막 날 기분도 망치고 어이가 없다”며 “남자 화장실에 들어간 건 백번 잘못한 일이지만 굳이 경찰까지 불러 시간 잡아먹고 서로 얼굴 붉힐 일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진짜 각박해진 거 같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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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창은 뜨거웠다. 주로 남성 누리꾼들은 “남녀 바뀌었으면 절대 이 정도로 안 끝났다”, “남녀 바뀌었다면 남자는 쇠고랑 차고 경찰서 끌려가 성범죄자 낙인찍혔다”, “세상이 누구 때문에 각박해졌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남자 화장실이 꽉 차서 여자 화장실 갈까 하다가 겁나서 바지에 지린 적 있다” 등 분노의 댓글을 쏟아냈다.

반면 “남녀가 바뀐 상황이라면 굳이 줄도 긴데 남자가 여자 화장실 갈 이유가 있나”, “정말 급해서 남자 화장실로 간 건데 ‘남녀가 바뀌었다’는 전제는 성립 안된다”, “명절에는 여자 화장실이 언제나 미어터진다”는 반박 입장도 적지 않았다.

“여자 화장실은 다 칸막이 안에서 볼일을 보지만, 남자 화장실은 보이는 위치에서 서서 소변을 보기에 여자가 남자 화장실 들어오는 게 훨씬 문제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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