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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치사해요. 영수증을 주차권으로 쓰고, 다음날 와서 전액 환불할 때 보면 분노가 치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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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 명동 한 백화점에서 10년째 점포를 운영하는 진모(48)씨는 무료주차 꼼수족, 이른바 ‘환불 빌런'(악당)을 마주할 때면 숨이 턱 막힌다며 한숨을 연신 내쉬었다.

진씨를 비롯한 백화점 내 점포 상인들은 주차 꼼수 이야기를 꺼내자 혀를 내둘렀다.

진씨는 “1주일에 2∼3번씩 오는 사람도 있어요. 이제는 구매할 때 감이 와요. 그러면 100% 다음날 와서 환불해요. 아주 치사스럽죠”라며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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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상인들은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무료주차 꼼수 행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인들에 따르면 꼼수족들은 우선 백화점 주차장에 차를 댄 뒤 명동 인근에서 볼일을 본다.

그러고는 돌아와 점포에서 옷을 구매하고 받은 영수증으로 당당히 주차장을 빠져나간 뒤 다음 날 재방문해 전액 환불한다. 젊은 층부터 주부까지 계층도 다양하다.

백화점에는 대형 브랜드 점포가 많아 가격표만 떼지 않으면 환불이 쉽고, 손님이 귀한 서비스업 특성을 악용해 이런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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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주차장뿐만 아니라 인근 지하도상가 주차장 역시 꼼수족들의 단골 타깃이다.

지하도상가에서 25년째 속옷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상인 이모씨는 “구매하는 모습만 봐도 감이 오지만 환불할 때 정말 상품이 마음에 안 들어서인지, 단순히 주차를 위해서인지 물어볼 수도 없고, 그런 손님이라도 잃을 수 없기에 환불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인들로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게에 손님이 한 명도 찾지 않는 날도 허다해 ‘괜히 환불해주지 않았다가, 안 좋은 소문이라도 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에 울며 겨자 먹기로 환불해주고 있었다.

이씨는 “힘든 시기에 환불하면서까지 무료주차 꼼수를 부리는 건 그야말로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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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보안팀과 지하상가 주차장 관리 주체인 춘천도시공사에서도 이 같은 행위를 인지하고 있으나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주차 꼼수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어떤 사람들은 백화점과 함께 지상 주차장을 쓰는 인근 아파트의 정기 주차권까지 복사해서 붙이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치밀하게 할 줄은 몰랐다”며 “서비스 업계 입장에서 환불 이유를 캐물을 수도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런 수법으로 자주 주차장을 이용한다는 20대 남성은 “주변에 무료주차장이 있지만 차를 대기 너무 어렵고, 유료 주차는 돈이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까지 들킨 적도 없고, 만일 따져 묻더라도 말 안 하면 상인들도 모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법에 어긋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되레 큰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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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행태에 ‘사기죄’를 적용해 처벌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강대규 변호사는 “오로지 주차를 무료로 할 목적으로 상인을 기망해서 종국적 구매 의사 없이 상품을 구매했다면 형법상 사기죄에 의율 될 수 있다”며 “주차장은 엄연히 주차장법에 따라 공중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관리되고 있으므로 그에 합당한 사용료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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