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하는 <잘못된 사람과 결혼하는 이유>

어느 결혼에나 불행은 존재한다. 하지만 어떤 커플의 경우 결혼이 근본적인 잘못된 조합인 경우도 있다. 일상에 존재하는 실망 정도가 아니라 같이 있어서는 안되는 커플이란 뜻이다.

왜 우리는 잘못된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는 걸까?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지성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 하는 그 이유를 간단히 정리해 본다.

그가 이야기 하는 것은 그저 ‘이유’이지만 읽다보면 잘못된 결혼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지혜가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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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냐고 물으면 ‘자상하고’, ‘같이 있으면 즐겁고’, ‘매력적이고’, ‘모험적이고’ 하는 식으로 모호한 수사를 늘어 놓습니다.

그런 모호한 수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호하다는 이야기는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혹은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정확히 어떤 것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 모두는 조금씩 불안정한 존재입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죠. 그런 문제를 알아내고 이해하는 것이 배우자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좋은 동반 관계란 서로의 불안정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두사람이 만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건강한, 즉 완벽하게 안정적인 사람을 만나려고 하죠.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나만큼이나 스스로를 잘 모른다는 것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듭니다. 그들이 자신의 문제를 내게 이야기 해주고 싶어도 몰라서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뇌는 지극히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이해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에서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행복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특히 어렸을 때 억압과 굴욕, 그리고 불통을 경험한 사람들일수록 더욱 그렇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행복을 이해하고 그 행복을 가져다 줄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편한 사람과 결혼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싱글로 지낸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죠. 다른 커플들과 어울리기도 어렵고 혼자 영화관에 가거나 밥을 먹는 것도 눈치가 보입니다. 섹스는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런 이유들로 싱글 생활을 잘 보내지 못하는 사람은 합리적인 생각을 유지하며 좋은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단지 싱글에서 벗어나고 싶어 누구든 만나고 결혼을 해 버립니다.

우리에게는 좋은 것을 영원토록 지속되게 하려는 간절한 욕망이 있습니다.

원하는 차를 사고 여행하다가 마음에 드는 나라에서 살고, 그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사람과 결혼하려 합니다. 결혼이 그 사람과 보낸 행복을 영원히 보장해주는 장치라고 기대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결혼은 아무것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결혼은 두사람의 관계를 전혀 다른 것 – 도시 외곽으로 이사가고, 출퇴근이 길어지고, 어린 아이들을 키워야하는 책임이 따르는 관계로 바꿔버립니다.